[충남 역사문화 조명] 선조들의 지혜와 삶 체험할 수 있는 ‘돈암서원’

정은지 기자 | 기사입력 2019/03/21 [15:37]

[충남 역사문화 조명] 선조들의 지혜와 삶 체험할 수 있는 ‘돈암서원’

정은지 기자 | 입력 : 2019/03/21 [15:37]

 

▲ 충남 역사문화 조명 - 돈암서원. © 시사뉴스24

 

[논산=시사뉴스24] 정은지 기자 = 서원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공부한 곳으로 오늘날로 치면 사립대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사나 유학 전문가를 제외하면 서원에 대해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서원은 현대에 들어 그저 오래된 고택정도로 취급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충분히 활용하면 한 물 간 유산이 아닌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서원은 한국건축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물로 주목되고 있다.

 

몇 해 전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등 조선시대 대표적 서원 9개소가 유네스코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가 확정됐다. 9개 서원은 돈암서원을 비롯해 대구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병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정읍 무성서원등이다.

 

서원은 우리나라의 건축미를 보여줌과 동시에 선비들의 드높은 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된 문화유산이다. 유교정신의 핵심으로 손꼽는 선비정신은 그동안 잘못 이해되거나 깎여서 평가된 면이 있지만 결코 버려서는 안 될 귀중한 정신이다. 서원을 방문한다면 서원에 깃든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충분히 느끼고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기호유학의 본산 돈암서원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임리에 위치한 돈암서원은 19931018일 사적 제383호로 지정됐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때에서 보존된 전국 47개 서원 중 하나로 1634(인조 12)에 창건됐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예학파 유학자 김장생(金長生)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으며, 1660(현종 1)에 사액된 호서지방 대표 서원이다.

 

돈암서원에는 강당과 동재, 서재, 사우(사당), 장판각(藏板閣), 양성당(養性堂) 등 건물 10여 동과 돈암서원비, 관리사 등이 있다. 이 중 사우인 유경사에는 김장생을 주향(主享)으로 그의 아들 김집(金集)과 노론의 거두 송준길(宋浚吉), 송시열(宋時烈) 등을 배향했다. 또 장판각에는 김장생, 김집, 김계휘(金繼輝)의 문집과 왕실의 하사품인 벼루, 전적 등이 보관돼 있다.

 

조선시대 건축미 간직

 

돈암서원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 홍살문과 하마비를 배경으로 우뚝 선 산앙루이다. 사계절 돈암서원의 정면에서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다. 산앙루를 지나 돈암서원의 외삼문 안으로 들어서면 한 눈에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펼쳐진다. 사당 뒤쪽으로 보이는 고정산 줄기와 연산천 사이에 자리 잡은 돈암서원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외삼문 안쪽으로 가장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축물은 대강당인 응도당이다. 응도당은 보물 제1569호로 지정돼 있다. 팔작지붕이 아름다운 양성당도 감탄을 자아낸다. 양성당은 김장생 선생이 생전 강학하던 곳이다. 양성당 앞에는 돈암서원 원정비가 우뚝 서 있다. 이 비는 김장생 선생의 문하생들이 돈암서원을 세운 사연과 사게와 그의 아들인 김집 부자의 학문과 업적을 적은 비이다.

 

돈암서원의 장판각은 사계진서, 신독재 전서, 황강실기 등 목판이 보관되어 있는 소중한 곳이다. 장판각은 정면 3, 측면 2칸에 내부는 모두 마루를 되어 있으며, 무고주 5량집 구조이고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지어져 있다. 장판각 왼편에는 정회당이 자리잡고 있다. 정회당은 김장생 선생의 부친인 황강 공이 강학하던 건물로 대둔산 고운사 터에서 1954년에 옮겨 왔다.

 

돈암서원 숭례사는 정면 3, 측면3칸으로 지어져 있다. 내부에 김장생, 김집, 송준길, 송시열 네 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기호학파 근원 알리는 다양한 행사

 

기호학파의 본산으로 불리는 돈암서원에서는 이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도 연중 펼쳐진다. 매년 가을이면 조선시대 과거제를 재현하는 논산향시대회가 열린다.

 

논산의 3대 정신 중 하나인 선조들의 청렴한 선비정신을 되새기고, 예학의 본산이며 기호학파의 근원지로서 논산 문화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논산향시를 개최하고 있다.

 

향시는 조선시대 초시(初試) 중 하나로 초등학생은 사자소학’, ·고등학생은 명심보감’, 대학·일반은 논어에서 출제한 필기시험을 치르게 된다. 과거 문과 시험 중 묻고 답하는 형태를 빌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한글부문 ‘8행시 글짓기도 함께 시행한다.

 

부문별로 장원, 차상, 차하, 장려를 선발하여 시상하며 장원 급제 유가행렬을 실시하는 등 조선시대 과거제의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국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매년 행사개최 전 접수기간 동안 논산문화원에 우편 또는 이메일, 직접 방문해 참가신청서를 사전 제출해 참여할 수 있다. 단 부문별 50명씩 선착순 접수하며, 등단작가와 작년 장원은 참가할 수 없다.

 

아울러 당일 행사장에서는 전통무예 택견 시범, 마당극 등 국악공연, 삼행시백일장, ‘명필을 찾아라!’ 등 참여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통의상 입어보기, 한지공예, 생태미술, 다도, 각종 민속놀이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색다른 문화 축제가 펼쳐진다.

 

한옥마을, 체험관광 연계

 

돈암서원 부근에는 한옥마을이 조성돼 서원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논산시는 지난 2009년부터 돈암서원 정비·복원을 통한 지역 대표 관광명소 개발에 나섰다. ·도비 855000만원을 투입 정비사업을 추진해 문화재 보수정비와 한옥마을 체험촌을 건립했다.2012년 토지매입과 지장물 보상 및 철거를 끝냈고, 이후 한옥마을 체험촌 2(7)을 건립하고 공중화장실과 주차장 조성사업을 마쳤다.

 

시에 따르면 서원·향교 활용사업과 한옥마을 체험촌을 연계해 선조들의 지혜와 삶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 문화유산 관광자원으로 육성할 예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2018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사업비 209억원을 확보해 2차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관련 시설 정비를 비롯해 예학관, 유물관 건립, 전통조경과 주변 환경 정비를 추진했다.

 

돈암서원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청소년은 도령이 되고, 직장인은 선비로 변신해 휴식과 함께 마음 수양을 할 기회를 주고 있다. 선조들의 얼과 정취가 깃든 향교와 서원이 시민들의 정서를 풍요롭게 해줄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엄숙하고 폐쇄적인 공간으로 인식된 서원이 지역공동체 문화의 구심체가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앞으로 추진되는 사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돈암서원이 인문정신 회복과 청소년 인성 함양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최근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