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안시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 집단괴롭힘…진실은?

엄병길 기자 | 기사입력 2021/05/14 [09:24]

[인터뷰] 천안시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 집단괴롭힘…진실은?

엄병길 기자 | 입력 : 2021/05/14 [09:24]


[시사뉴스24 엄병길 기자] 충남 천안시체육회 여성 생활체육지도자 선후배 간 집단괴롭힘 파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천안시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 A씨는 지난해 12월 “선배 지도자들이 욕설, 성희롱, 부당업무지시를 일삼았다”며 직장 내 집단괴롭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천안시체육회는 10회에 걸쳐 생활체육지도자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집단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 짓고, 가해자로 지목된 생활체육지도자 5명에 대해 해고(2명)와 정직(3명) 처분을 내렸다.

 

이에 가해자로 지목된 지도자들은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충남세종본부와 함께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징계 철회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뉴스24]는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선배들로부터 집단괴롭힘을 당했다는 A씨와 가해자로 지목된 B씨를 차례로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양측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A씨는 B씨가 수시로 “미친X, X같은X” 등의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살 좀 빼, 엉덩이가 크다, 허벅지가 두껍다, 몸 관리 좀 해라” 등의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또 “과장님이 시킨 일을 전부 나에게 보고하라, 과장님이 자리 비울 때 체크해서 알려달라, 일일관리기록부(출퇴근 시간 등을 적은 서류, A씨의 담당업무)를 대신 작성해달라”는 등의 부당업무지시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지금도 정신과 병원을 다니고 있고, 약을 먹지 않으면 잠도 못자고 일상생활도 어려울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A씨는 “생활체육지도자 운영위원회에서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는데, 저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가해자들로부터 저와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했다”며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 할 뿐 피해자가 여럿”이라고 전했다. 

 

A씨는 녹음파일, 카카오톡 대화내용, 일기장, 병원 진료기록 및 진단서 등을 제시하며 “명백한 집단괴롭힘을 당했는데 가해자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인데, 민주노총은 가해자들이 조합원이라는 이유 하나로 피해자이자 약자인 제가 당한 일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2차 가해를 하고 있어 가뜩이나 힘겹게 진실을 알린 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 중인데, 2차 가해가 이어지는 등 아직도 사건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혀 이 사건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B씨는 먼저 “천안시체육회가 피해신고자 측의 주장만 사실로 받아들이며 편파적으로 징계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천안시체육회는 A씨가 어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만 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에게 물어본 뒤 이미 결론을 다 내리고 ‘혐의가 입증됐으니 소명하라’고 했다”며 “예를 들어, 동석 했던 사람이 ‘욕설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확인서까지 써줬고, 특히 사실확인서를 써 준 사람이 노조 비조합원임에도 우리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소명 절차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B씨는 ‘허벅지가 두껍다’ 등의 발언을 한 적이 있고, 출퇴근 기록을 A씨에게 대신 써달라고 한 적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B씨는 “생활체육지도자는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지도자들 간 서로 그런 얘기들을 종종 한다”며 “그게 만일 성희롱이라면, A씨도 저에게 ‘배가 나왔다, 턱이 나왔다’고 말한 적도 있고 제 무릎에 앉은 적도 있으니 A씨도 성희롱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래서 나도 A씨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했는데, 천안시체육회는 지금까지 제 신고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A씨가 왜 이런 허위사실을 주장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눈물을 보였다.

 

B씨와의 인터뷰에 동석한 김민재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충남세종본부장은 “직원들 간 입장이 상반되는 이번 문제에 대해 천안시체육회가 공정성과 형평성을 지키지 않고 서둘러 중징계를 결정했다. 근본적으로는 노사관계 문제”라며 “B씨 등 가해자로 지목된 지도자들은 민주노총에 가입했고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태를 노조탄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충남도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결과에 따라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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