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행

엄병길 기자 | 기사입력 2020/06/16 [10:36]

[기자수첩] 관행

엄병길 기자 | 입력 : 2020/06/16 [10:36]

[시사뉴스24 엄병길 기자] 관행(慣行) :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함. 또는 관례에 따라서 함.

 

세상은 5G 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특히 공무원 조직에는 더욱 ‘관행’이라는 것이 그 어떤 이유보다도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거나 두려워하는 공직사회 풍토가 여전히 존재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냥 작년에 했던 대로 하다가 때가 돼 자리 옮기면 아무 탈 없는데 굳이 내가 나서서…’라는 복지부동 행태다.
 
스스로 잘못된 관행을 만들어놓고, 시간이 지나면 그 관행 때문에 개선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아산시 홍보담당관은 ‘5년 동안 아산시 기사를 단 2개 쓴 언론사’에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550만 원의 광고비를 쥐어주고, 축제 한 번 하는데 한 언론사에 광고비를 2번 집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의 기득권 언론사에는 연간 2,500만 원 안팎의 광고비를 배정하는 반면, ‘관행’적으로 배제된 언론사는 비지땀을 흘리며 현장 취재에 나서고 아산시정 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사를 쏟아내도 고작 1/10도 안 되는 금액을 배정하며 “신경 써서 많이 책정해 준 것”이라면서 온갖 생색을 낸다.

 

광고비 배정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언론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담당관은 자신 부서에 대한 비판기사조차 읽어보지 않고서는 “각 부서에서 기사는 전부 캐치(확인)해서 (대응)하고 있을 것이다. 기사의 지적사항에 대해 (각 부서가 알아서)수정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떳떳하게 의회에서 답변한다.

 

어느 의원의 “아산시에 출입하며 열심히 취재활동을 하는 언론사에 광고비를 많이 배정하라”는 너무도 당연한 요청에는 “관행 때문에 어렵다”는 소신(?)을 발휘한다.

 

한쪽에서는 예산이 모자란다고 우는 소리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
 
‘인구 50만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산시민의 피땀 어린 혈세를 연간 수억원씩 집행하는 공직자의 자세 먼저 ‘관행’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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