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으로 이어진 인연…‘전통의 맛’

67년 전통 평양냉면의 명인 신태호·이희숙 부부

김동철 기자 | 기사입력 2019/03/19 [11:27]

피난으로 이어진 인연…‘전통의 맛’

67년 전통 평양냉면의 명인 신태호·이희숙 부부

김동철 기자 | 입력 : 2019/03/19 [11:27]

 

▲ 67년 전통 평양냉면의 명인 신태호·이희숙 부부© 시사뉴스24

 

[천안=시사뉴스24] 김동철 기자 = “할머니가 1.4 후퇴 때 이북에서 내려오셔서 지금 이 자리에 뿌리를 내리셨어요. 아버지도 이북에서 오셨죠. 할머니와 아버지는 평안남도에서 태어나셨어요. 천안에서 결혼하셔서 저를 낳으셨는데, 어머니도 1.4후퇴 때 이북에서 내려오셨어요. 평안남도 평안북도 사람이 천안에서 만나 가족의 인연을 맺게 됐죠.”

 

천안남산중앙시장에는 전통의 맛으로 유명한 냉면집이 있다. 평안도에서 피난을 온 할머니가 문을 열고 손자와 손자며느리까지 3대째 이어지고 있는 평양냉면이 그 주인공이다. 평양냉면은 1952년 개업했다. 한국전쟁의 소용돌이를 피해 평양시에서 천안으로 내려온 할머니는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다.

 

전쟁 통이니 엄청나게 고생하셨겠지요. 음식장사 하면 굶지는 않을 것 같아서 냉면장사를 시작하셨다고 해요. 땔감을 거래하던 나무장마당에서 잔가지와 톱밥을 긁어모아 육수를 끓이고 면을 삶아냈대요.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할머니의 냉면을 칭찬하고 맛있다는 소문이 천안에 퍼지기 시작했죠.”

 

할머니의 손맛은 어머니에게 이어졌고, 지금은 손자며느리가 전수 받아 변함없는 전통의 맛을 손님상에 내어주고 있다. 시장 골목의 허름한 판잣집은 어느새 하얀 타일이 붙은 3층 건물로 변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1970년대 후반부터 어머니와 저희 부부가 냉면을 만들었어요. 제가 냉면을 만든 지 벌써 40년이 훌쩍 넘었네요. 할머니가 만들던 그 방법 그대로 만들고 있어요. 매일 육수를 내고, 메밀 반죽을 해서 면을 뽑고 있어요. 사다 쓰면 혼나요. 손님들이 대번에 알아채요. 힘들어도 옛날 방식 그대로 냉면을 만들고 있어요.”

 

신태호·이희숙 부부는 3대째 이어진 그 맛의 뿌리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천안의 한복판에서 완벽한 평양식 냉면을 만난 손님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할머니와 아버지는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났지만 뿌리를 내린 천안을 고향으로 생각했어요.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죠. 두 분이 제2의 고향 천안에서 만나 가정을 꾸리시고 고향의 맛을 지켜냈다는 사실에 뿌듯합니다. 저도 오래오래 이 맛을 그대로 지켜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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