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본지의 ‘회식 성추행’ 사건 보도 이후 천안시 공무원들로부터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천안시청 여성 공무원 A씨는 29일 기자와 만나 “나도 이번에 성추행을 벌인 직원에게 비슷한 일을 당한 적이 있다”며 “오랫동안 꾹꾹 참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접하니 재차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시장 비서실을 거친 바 있는 공무원으로부터도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A씨는 “밀폐된 공간에서 특정 부위를 스킨십 했는데, 당시는 너무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 하다 시간이 흘러 묻혔다”며 “겉으로는 너무 얌전하고 이미지 관리도 잘 하는 스타일의 직원이라 이 사건이 드러나면 다들 깜짝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식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용기를 내 미투를 하기 위해 당시 기억을 되짚고 일기 등 기록을 찾고 있다”고 말했고, 미투 동참 의사를 나타낸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천안시청발 초대형 성추문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A씨로부터 가해자로 지목된 ㄱ씨는 기자의 사실확인 요청 전화에 “그런 일이 없다”고 발뺌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20여분 뒤 다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제보자가 누구냐”, “같은 과 직원이었냐”고 물으며 여러 번 한숨을 쉬더니 한동안 말이 없었다.
천안시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몇 해 전 부서 회식 후 노래방에 갔는데, 한 직원이 싫다는데도 나랑 블루스를 추려고 계속 껄떡대길래 들고 있던 마이크를 바닥에 내동댕이 친 적이 있다”며 “이 건 외에도 지저분한 짓을 한 직원이 몇 명 더 있는데, 입에 담기도 역겹다”고 밝혔다.
또 제보자 C씨는 “몇 년 전 천안시청을 출입하는 한 기자가 여러 사람이 있는 술자리에서 은근슬쩍 스킨십을 하길래 뿌리쳤는데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래서 정색했더니, 오히려 그 기자가 화를 내고 난리를 쳤다”고 폭로하며 “이 기자는 여전히 시청을 출입하고 있어 가끔 마주치곤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나거나 전화 통화 한 여러 천안시 여직원들은 상습적으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일삼는 3~4명의 직원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과거에 비해 성비위가 대폭 감소했음에도 몇몇 직원이 여러 문제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시 공무원 전체가 싸잡아 매도 당하는 상황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권력부서, 즉 인사권자의 지근거리에서 일하거나 소위 힘 있는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내가 이렇게 해도 네가 어쩔거냐’는 식으로 성비위를 일삼는 경우도 여럿 있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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